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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꼬마의 편지 노병구 2012-01-24 오전 11:09:4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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꼬마의 편지


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......
난 그날도 평소처럼 집앞 횡단보도를 걷고 있었다.
난 그만 시속 80km로 달리는 차를 못보고 거기서
차와 부딪혀 중상을 입었다...


결국 난 응급실에 실려 갔고....
다행히도 생명만을 기적적으로 되찾았다....
그러나 의식이 돌아오는 동시에
난 깊은 절망에 빠졌다...
그렇다 난 시력을 잃었던 것이다...


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난 너무 절망했고...
결국 아무 일도 할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.....

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면서
난 그녀를 만났다...


그녀는 7 살 밖에 안되는 소녀였다...

" 아저씨.... 아저씨 여긴 왜 왔어여......"

" 야... 꼬마야!! 아저씨... 귀찮으니까... 저리가서 놀아....."

" 아.. 아저씨... 왜 그렇게 눈에 붕대를 감고 있어여...
꼭 미이라 같다"

" 야!이 꼬마가... 정말..... 너 저리 가서 안 놀래?......"

그렇다. 그녀와 나는 같은 301호를 쓰고 있는
병실환자였다...

" 아저씨... 근데... 아저씨 화내지 말아...
여기 아픈 사람투성인데 아저씨만 아픈거
아니자너여..... 그러지 말고 아저씨 나랑 친구해요...
안 그래도 심심했는데... 잘됐다... ""

" 꼬마야.... 아저씨 혼자 있게 좀 내버려 둘래?......"

" 그래... 아저씨.. 근데 언제라도 아저씨 기분 풀리면 말해.,.....
난 정혜야... 오정혜! 그 동안 친구가 없어서 심심했는데....
같은 병실 쓰는사람 이 고작 한다는 말이 귀찮다니...
이거 정말 서운한데...."

그러면서 그녀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.....

다음 날........

" 아저씨... 그런데 아저씬.... 왜 이렇게 한숨만 푹 푹 셔데...."

" 정혜라고 했나... 너도 하루 아침에 세상이 어두워졌다고
생각해봐라.... 생각만 해도 무섭지... 그래서 아저씬... 너무
무서워서 이렇게 숨을 크게 내쉬는 거란다....."

" 근데... 울 엄마가 그랬어여...... 병이란 것은 마음 먹기에
달렸다고....내가 내자신을 환자라고 생각하면... 환자지만....
내 자신이 환자라고 생각 안하면... 환자가 아니라고...
그래서 난 절대로 날 환자라 생각 안해요.....
그러니까... 여기 있는 모두..다 불쌍해보여....정말 안쓰러워.
얼마전 그 침대쓰던 언니가 하늘에 갔어....엄마는 그 언니는
착한 아이라서 하늘에 별이 된다고 했어...별이 되어서 어두운
밤에도 사람들을 무섭지 않게 환하게 준다고......"

"음....... 그래.... 넌 무슨 병때문에... 왔는데?....."

" 음..... 그건 비밀.... 그런데... 의사 선생님이 곧 나을 거라고
했어....이젠 1달 뒤면 더이상 병원 올 필요 없다고...."

" 그래? 다행이구나....."

" 아저씨... 그러니까... 1달 뒤믄 나 보고 싶어도 못보니까...
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지 말고 나랑 놀아조....
응...아저씨......."

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비쳤다...

그녀의 한 마디가..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...

마치 밝은 태양이 음지를 비추듯 말이다...

그후로 난 그녀와 단짝친구가 되었다.....


" 자! 정혜야 주사 맞을 시간이다......"

" 언니... 그 주사 30분만 있다가 맞으면 안돼,.....
나 지금 안맞을래......"

"그럼..... 저 아저씨랑 결혼 못하지... 주사를 맞아야...
빨리 커서 아저씨랑 결혼한단다..."

" 칫"

그리곤 그녀는 엉덩이를 들이대었다.

그렇다... 어느 새 그녀와 나는 병원에서
소문난 커플이 되었다...

그녀는 나의 눈이 되어 저녁마다 산책을 했고...
7살 꼬마아이가 쓴다고 믿기에는 놀라운 어휘로
주위 사람, 풍경 얘기 등을 들려 주웠다...

" 아저씨... 김선생님이 어떻게 생겼는 줄 알아?....."

" 글쎄......."

" 코는 완전 딸기코에다... 입은 하마입, 그리고
눈은 쪽제비 같이 생겼다... 정말 도둑 같이 생겼어...
나 첨 병원 오던 날....... 정말 그 선생님 보고 집에
가겠다고 막 울었어... ""

"크크크흐흐......"

"아저씨 왜 웃어......"

"아니... 그 김선생 생각 하니까... 그냥
웃기네... 꼭 목소리는 텔레비젼에 나오는
탤런트나 성우처럼 멋진데 말이야....."

"하하~~~"

" 근데 정혜는 꿈이 뭐야?"

"음.....나 아저씨랑 결혼하는 거........"

"에이..... 정혜는아저씨가 그리 좋아?"

" 응..... ""

" 그렇게 잘생겼어?"

" 음... 그러고 보니까... 아저씨 디게 못생겼다...
꼭 포케몬스터 괴물같애.."


그러나 그녀와의 헤어짐은 빨리 찾아 왔다.....
2주후.... 나는 병원에서 퇴원 했다.........


그녀는 울면서....
" 아저씨.... 나 퇴원 할때 되면 꼭 와야돼 알겠지????
응...... 약속"

"그래 약속....."

우는 그녀를 볼수는 없었지만.... 가녀린 새끼 손가락에
고리를 걸고 약속을 했다.......

그리고 2주일이 지났다...

그러던 어느 날 따르릉 따르릉

"여보세요...."

"최호섭씨?"

"예...... 제가 최호섭입니다...."

"축하합니다... 안구 기증이 들어 왔어요....."

"진......... 진짜요.....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........"

정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...



일주일 후 난 이식수술을 받고 3일후에는 드디어 꿈에도
그리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.....

난 너무도 감사한 나머지 병원측에 감사편지를 썼다....
그리고 나아가서... 기증자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....

그러던 중 난 그만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...
기증자는 다름 아닌 정혜였던 것이었다.....


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바로 내가 퇴원하고 일주일
뒤가 정혜의 수술일이었던 것이었다....

그녀는 백혈병 말기환자였던 것이다.... 난 그녀를 한번도
본 적이 없었기에.... 그녀가 건강하다고 믿었는데........


정말 미칠 것 같았다...


난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부모님이라도 만나야겠다고
생각했다.......

" 아이가... 많이 좋아했어요....."

" 예..... ""

" 아이가 수술하는날 많이 찾았는데.........."

정혜의 어머니는 차마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....

" 정혜가 자기가 저 세상에 가면 꼭 눈을 아저씨 주고
싶다고.... 그리고 꼭 이 편지 아저씨에게 전해 달라고..."

그 또박 또박 적은 편지에는 7살짜리 글씨로
이렇게 써있었다......


'아저씨! 나 정혜야.... 음 이제 저기 수술실에 들어간다...
옛날에 옆 침대 언니도 거기에서 하늘로 갔는데...
정혜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... 그래서 하는 말인데
아저씨... 내가 만일... 하늘로 가면... 나 아저씨 눈 할께...
그래서 영원히 아저씨랑 같이 살께....

아저씨랑 결혼은 못하니까.... 하지만 수술실 나오면.....
아저씨랑 결혼할래.......

아저씨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래....'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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